술자리에서 잠든 상대에게 손을 댔다가 준강제추행으로 고소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상대의 상태와 그에 대한 인식, 두 가지가 함께 사건에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안녕하십니까, 법무법인 에스의 임태호 대표 변호사입니다.
회식이나 모임이 늦어져 누군가 자리에서 잠들었을 때 벌어진 일로 고소를 당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본인은 상대가 깨어 있는 줄 알았다거나 반응이 있었다고 기억하시는데, 상대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합니다.
준강제추행은 상대가 어떤 상태였는지, 그리고 그 상태를 알고 있었는지를 함께 따집니다.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나뉘는지부터 보겠습니다.
준강제추행은 무엇이 다른가
형법 제299조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추행을 한 자를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이 있어야 성립하는 반면, 준강제추행은 그것이 없어도 상대의 상태를 이용했다면 성립합니다. 처벌은 형법 제298조의 예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는 유형력을 행사했는지가 쟁점이 되지 않습니다. 상대가 어떤 상태였고 본인이 그것을 어떻게 인식했는지가 전부입니다.
심신상실과 항거불능은 어떻게 구분되나
두 개념이 함께 규정되어 있지만 내용은 다릅니다.
심신상실은 의식을 잃거나 정상적인 판단이 불가능한 상태를 말합니다. 술에 취해 잠든 경우가 여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항거불능은 의식은 있으나 저항이 현저히 곤란한 상태입니다.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상황을 파악하지 못하는 정도입니다.
실제 자주 문제되는 것은 그 경계에 있는 상태입니다. 잠든 것처럼 보였지만 대화에 반응했다거나, 걸어서 이동은 했으나 이후 기억이 없는 경우입니다.
여기서 알아두실 것이 있습니다. 상대가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곧 심신상실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술로 인한 일시적 기억장애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구분이 다툼의 출발점이 됩니다.

인식을 판단하는 자료
상태가 인정되더라도 본인이 그것을 알고 이용했는지가 별도로 판단됩니다.
수사기관이 보는 것은 진술이 아니라 그날의 정황입니다.
| 확인 사항 | 다툴 여지가 있는 경우 | 불리한 경우 |
| 상대의 상태 | 대화나 이동에 반응이 있었음 | 완전히 의식을 잃은 상태 |
| 주변 상황 | 다른 사람이 함께 있던 자리 | 둘만 남은 시점에 발생 |
| 행위의 성격 | 부축이나 정리 과정에서의 접촉 | 접촉 부위와 지속 시간이 특정됨 |
| 이후 행동 | 즉시 자리를 정리하고 귀가 | 사진 촬영, 반복 접촉 |
| 진술 일관성 | 처음부터 같은 설명 | 수사 진행에 따라 내용 변경 |
| 객관 자료 | CCTV나 동석자 진술이 부합 | 자료와 진술이 어긋남 |
이 사건에서 결정적인 것은 대체로 목격자와 영상입니다. 술자리는 음식점이나 노래방처럼 CCTV가 있는 공간인 경우가 많고, 동석자가 몇 시에 누가 어떤 상태였는지를 진술을 해줄 수 있다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본인 기억은 술기운 때문에 정확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시면 객관 자료와 어긋나는 일이 생깁니다.
형사사건과 별개로
저희 법무법인 에스가 조력한 사건 중에 공기업에 재직 중인 분이 회식 자리에서 벌어진 일로 준강제추행 혐의를 받게 된 경우가 있었습니다.
이런 사건에서 초기에 놓치시는 지점이 있습니다. 형사절차만 생각하고 대응하시는 것입니다. 공직이나 공공기관에 계신 분은 수사 개시 사실이 소속 기관에 알려지고, 징계 절차가 형사절차와 별개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형사 조사에서 한 진술이 그대로 징계 자료로 넘어갑니다. 형사 쪽에서 유리하기를 기대하고 쓴 반성문이 징계위원회에서 사실을 인정한 자료로 인용되는 상황이 생깁니다.
또 하나는 동석자 접촉입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하려고 그날 함께 있던 사람에게 연락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습니다. 연락한 사실이 확인되면 진술을 맞추려 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 유형에서 저희가 먼저 하는 일은 그날의 시간대별 상황을 본인 기억이 아니라 확인 가능한 자료로 재구성하는 것입니다.

CCTV는 2주 안에 잡아야 합니다
술집이나 노래방의 CCTV는 보통 2주에서 한 달이면 덮어씌워집니다. 고소 사실을 아신 날 바로 해당 업소에 연락해 보존을 요청해야 합니. 개인이 요청하면 거절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수사기관에 영상 확보를 요청하는 방법을 함께 쓰셔야 합니다.
요청할 범위는 문제된 장면만이 아닙니다. 그날 몇 시에 입장해 어느 자리에 앉았고 누가 언제 나갔는지가 담긴 시간대 전체여야 상대의 상태를 보여줄 수 있습니다.
동석자에게 직접 연락하지 마십시오. 이들은 참고인으로 조사받게 되고, 연락한 사실이 확인되면 진술을 맞추려 했다는 지적으로 이어집니다. 확인이 필요한 사항은 변호인을 통해 정리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날의 시각은 결제 내역과 택시 기록, 통화 목록으로 재구성할 수 있습니다. 카드 승인 시각이 몇 차로 이동했는지를 보여주고, 마지막 결제 시각과 귀가 시각 사이가 문제된 구간입니다.
공직이나 공공기관에 계신다면 소속 기관 통보 여부를 확인해 두십시오. 형사 조사에서 쓴 반성문이 징계위원회에 그대로 인용되므로, 두 절차를 같이 놓고 표현을 정하셔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상대가 기억을 못 한다고 하면 심신상실이 인정되나요?
A. 기억하지 못한다는 사실만으로 심신상실이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술로 인한 일시적 기억장애는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도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시 대화나 이동에 반응이 있었는지, CCTV와 동석자 진술이 어떤지를 종합해 판단하므로, 그 자료를 먼저 확보해 보셔야 합니다.
Q. 준강제추행은 폭행이 없어도 성립하나요?
A. 준강제추행은 폭행이나 협박 없이도 성립합니다.
형법 제299조가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해 추행한 경우를 강제추행의 예에 따라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유형력을 행사하지 않았다는 점은 이 사건에서 방어 논리가 되지 못하고, 상대의 상태와 그에 대한 인식이 쟁점이 됩니다.
Q. 상대가 깨어 있는 줄 알았다고 하면 되나요?
A. 상대가 깨어 있는 줄 알았다는 설명은 그날의 정황과 맞아떨어져야 유지됩니다.
수사기관은 진술이 아니라 CCTV, 동석자 진술, 접촉 시점과 장소를 종합해 인식을 판단합니다.
본인 기억이 술기운 때문에 부정확할 수 있으므로, 기억에만 의존해 진술하시면 객관 자료와 어긋날 위험이 있습니다.
Q. 부축하다가 닿은 것도 준강제추행이 되나요?
A. 부축 과정의 접촉이라면 추행에 해당하는지부터 다툴 수 있습니다.
접촉한 부위와 지속 시간, 그 상황에서 필요한 행동이었는지가 함께 검토되기 때문입니다.
CCTV에 이동 장면이 남아 있다면 중요한 자료가 되므로, 해당 영상이 보존되어 있는지 먼저 확인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Q. 공직에 있는데 형사사건이 끝나면 직장 문제도 정리되나요?
A. 형사절차와 징계 절차는 별개로 진행되어 함께 정리되지 않습니다.
징계는 범죄 성립 여부가 아니라 공무원이나 직원으로서의 의무 위반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형사 조사에서 제출한 진술서와 반성문이 징계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두 절차를 함께 놓고 표현과 시점을 정하셔야 합니다.
기억이 아니라 자료로 재구성하기
이 사건의 어려움은 양쪽 모두 그날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는 데 있습니다. 고소인은 기억이 없다고 하고, 피의자는 기억한다고 하지만 그 기억도 술자리에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판단은 결국 남아 있는 자료로 이루어집니다. CCTV와 결제 시각, 통화 기록, 동석자 진술이 그날의 시간표를 만들고, 그 위에서 상대의 상태와 본인의 인식이 평가됩니다.
고소 사실을 아셨다면 기억을 정리하기 전에 자료부터 모으셔야 합니다. CCTV는 보존 기간이 짧아 시간이 지나면 확보할 수 없습니다.
공직이나 공공기관에 계신 분이라면 소속 기관 절차까지 함께 놓고 대응 시점을 정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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