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절해도 계속...서점에서 번호 따기, 형사처벌까지 갈 수 있을까?
서점에서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 자체는 범죄가 아닙니다.
하지만 거절 의사를 확인하고도 계속 따라다니거나, 반복해서 접근하거나, 상대가 불안감을 느낄 정도로 집요하게 구는 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스토킹처벌법이나 경범죄처벌법 문제로 번질 수 있습니다.
요즘 서점이 이른바 '번따 성지'처럼 소비되면서, 책 보러 온 사람들이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거절 이후에도 반복되면 법적으로 어떻게 되는지 짚어봤습니다.
[샷!] "계속 말 걸어 무서웠고 결국 피했다" |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서점이 난데없이 '헌팅' 장소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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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까지는 괜찮고, 어디서부터 문제가 되나
한 번 말을 걸고 번호를 물어보는 건 일상적인 상황에서 있을 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그 이후입니다.
상대가 불편한 기색을 보이거나 괜찮습니다라고 선을 그었는데도 같은 자리에 머물며 계속 대화를 시도하거나, 책 고르는 척 옆에 붙어 있거나, 같은 코너를 맴돌며 시선을 주는 행동은 단순한 관심 표현이 아닙니다. 거절을 무시한 반복 접근으로 볼 수 있습니다.

거절 후에도 계속하면 왜 문제가 되나
스토킹처벌법은 상대의 의사에 반해 정당한 이유 없이 지속적, 반복적으로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는 걸 문제 삼습니다. 번호를 물어본 뒤 바로 물러난 경우와, 거절 후에도 계속 말을 붙이거나 출구 근처에서 기다린 경우는 스토킹 처벌법에 의해 처벌이 될 수 있는 상황입니다.
거절 이후 다른 번호나 계정으로 다시 연락하거나, 상대 동선을 파악해 재접근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막상 입건이 된다면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호감을 가졌다는 내용보다는 상대가 실제로 불쾌감과 불안감을 느꼈는지가 중점적으로 고려되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어떤 처벌이 가능한가
가장 먼저 적용될 수 있는 건 스토킹처벌법입니다. 거절 후에도 반복적으로 따라다니거나 접근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경범죄처벌법도 함께 적용 가능합니다. 거절 후 계속 말을 걸거나 따라다니는 행위는 10만 원 이하 벌금이나 구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체 접촉이나 성적인 발언이 섞이면 성희롱, 성추행 문제까지 번질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러한 번따 노하우를 위한 카톡 단체방 등에서 여성에 대한 평가나 조롱 등이 오갈 수 있는데, 이는 또 다른 형태의 범죄로 분류되어 더 큰 처벌을 받을 수도 있는 사안입니다.
특히 조심해야 할 행동들
번호를 물어봤다는 그 자체보다 그 이후의 태도가 핵심입니다.
- 거절했는데도 같은 구역에서 계속 접근하는 것
- 퇴장 후 출구 근처에서 기다리는 것
- 다른 번호나 계정으로 다시 연락하는 것
- 친구를 통해 연락처를 알아내는 것
- 신체 접촉이나 성적인 발언을 곁들이는 것
본인은 가벼운 행동이라고 생각할 수 있어도, 상대가 느낀 불안감이 크다면 충분히 스토킹 관련 범죄로 입건될 수 있는 상황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피해자라면 어떻게 대응할까
불편한 접근을 받았다면 우선 거절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는 게 중요합니다. 가능하면 말로만 끝내기보다 문자나 메신저처럼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가 계속 따라오거나 기다리는 분위기라면 서점 직원에게 알리고, CCTV 확인이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실제로 최근에는 서점 측이 민원 접수, 경고, 출입 제한 같은 대응을 하는 경우도 생겼습니다.
불안감이 크다면 혼자 참지 말고 신고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스토킹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해도 수사는 진행될 수 있습니다.

피의자 입장에서 조심할 것들
상대가 거절했다면 그 순간 멈추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부담스러워하는 신호가 있었는데도 재접근을 반복하면, 나중에 단순한 호감 표현이었다고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이미 연락을 받은 상황이라면, 그 행동이 반복적이었는지, 상대의 거절 의사가 분명했는지, 주변에 어떤 정황이 남아 있는지를 먼저 정리해두는 게 좋습니다.

왜 서점일까
서점은 원래 조용히 책을 고르고 머무는 공간입니다. 같은 접근이라도 이런 공간에서는 상대가 느끼는 압박감이 더 클 수 있습니다. 빠져나가기도 어렵고, 거절하기도 어색한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핵심은 거절을 존중하는 태도입니다. 한 번 시도하고 바로 물러나는 것과, 거절을 무시하고 계속 시도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 선을 넘는 순간, 서점 번호 따기는 단순한 헌팅이 아니라 형사 문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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